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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의 슬픈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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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의 슬픈 사랑이야기

 

왕자 호동은 대무신왕의 아들이다. 천성이 활달하고 외모가 수려하여 인근에 소문이 자자하였다. 어느 날 호동이 자신의 영토인 옥저에 놀러 간 일이 있었다. 이때 낙랑국 어떤 소국의 왕인 최리가 우연히 호동을 보았다. 한눈에 호동 왕자에 반한 최리왕은 그를 데리고 낙랑국의 궁중으로 들어갔다. 호동 왕자를 사위로 삼기 위해서였다. 

 

낙랑 공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 호동 왕자는 최리의 딸을 아내로 맞을 생각을 굳히고 본국으로 돌아가 부왕에게 이 사실을 상주하였다. 부왕도 별로 반대하지는 않았으나, 무엇인지 마음 한구석에 꺼리는 빛을 보였다. 애가 탄 호동 왕자는 부왕에게 간절히 호소 하였다. 

 

 

"부왕마마, 최리의 딸을 데려오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낙랑국의 한인들을 모두 정복하여 우리의 영토를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부왕마마의 큰 뜻을 어찌 소자가 모르겠습니까. 아무 염려 마옵소서."

 

"그렇다면 네가 가서 맞아오도록 하여라."

부왕의 윤허를 받은 호동은 그날로 낙랑국으로 달려가 최리의 딸을 왕자비로 맞아들였다. 

젊은 왕자 부부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냈다. 그러나 부왕은 낙랑국을 정복하는 데 필요한 계획을 암암리에 추진하고 있었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낙랑국에 있는 자명고였다. 이자명고는 외적이 쳐들어올 때면 저절로 소리가 나는 북이었다. 고구려로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자명고를 먼저 없애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 

 

왕은 아들 호동을 불러 은근한 말로 최리의 딸에게 자명고를 없애도록 종용하였다. 호동 왕자는 부왕의 말씀을 어길 수 없어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 사실을 호소하였다. 낙랑 공주는 흔쾌히 응낙하였다.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오랜만에 딸이 돌아오자 최리는 반갑 맞이했지만 곧 고구려 내정의 대소사를 염탐하려 하였다. 공주는 고구려왕이나 자신의 아버지인 최리왕이나 모두 똑같이 상대국을 멸망시키려는 흑심을 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라를 다스린다는 왕이 인정이나 의리보다는 국토를 넓히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려는 야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먼저 낙랑을 없애고 고구려로 돌아가겠구나."

낙랑 공주는 이런 생각으로 즉시 고구려에 연락을 취하고 밤에 몰래 자명고를 찢어버렸다. 호동 왕자가 곧 자신을 구해줄 것으로 생각하며 사랑하는 님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한편 선봉장이 된 호동 왕자는 부왕을 도와 낙랑으로 쳐들어갔다. 이런 일을 전혀 알지 못한 낙랑국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며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고구려가 공격해온다고 야단법석이 났다. 

 

 

최리왕은 국가 전래의 자명고만을 믿고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장담하였으나 그것도 잠시 일 뿐 고구려군이 물밀듯이 쳐들어왔다. 최리의 머릿속엔 자명고 생각만 떠올랐다. 자명고가 보관 돼 있는 곳에 가보니 예상했던 대로 자명고는 완전히 찢어져 있었다. 딸의 소행이 분명하다고 단정한 최리는 즉시 문초하여 낙랑 공주를 죽였다. 

 

이때 벌써 고구려 군사들은 낙랑궁중에 들어와 있었다. 호동은 왕자비를 찾았으나 그녀는 이미 죽어 있었다. 호동은 사랑하는 아내까지 죽이면서 영토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 슬펐다. 

"국경을 넘은 사랑이건만 전쟁은 막지 못하였구나."

마음속 깊이 통한의 정을 씹으면서 호동은 쓸쓸히 고구려로 돌아가야만 했다. 부왕과 여러 신하들이 호동의 공을 치하하였으나, 그의 마음속을 누가 헤아리겠는가.

 

이런 가운데도 왕의 원비는 용맹한 호동의 세력이 커가는 것을 시기해 호동이 왕위를 넘본다고 왕에게 참소하였다. 호동의 마음은 설상가상으로 더욱 아팠다. 사랑하던 아내를 전쟁의 제물로 희생시키고, 또다시 억울한 참소를 당하니 호동의 안색은 점점 나빠졌다. 그러자 부왕의 의심은 더욱 깊어만 갔다. 부하들은 부왕앞에 나아가 억울한 사정을 말하라고 권유하였으나 호동은 머리를 가로저었다. 

 

 

"만약 나의 무죄함이 밝혀지면 어머니의 악이 밝혀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식이 어머니를 배반하는 일이 되고, 또한 부왕에게 근심을 끼치게 되니 이 어찌 인자의 도리이겠느냐."

호동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한 많은 일생을 비극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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