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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의 여인들과 여성 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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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의 여인들과 여성 편력

 

 

 

성종은 많은 여자를 거느렸지만, 여복은 별로 없었다. 여성 편력 때문에 엄청난 비극을 겪기도 했다. 그는 모두 세 명의 왕비와 십여명의 후궁을 얻었는데, 첫 왕비 공혜왕후 한씨는 한명회의 딸이었다. 한명회는 예종과 성종에게 모두 딸을 시집보내 왕비 자리에 앉혔는데, 두 딸 모두 스무 살이 못 되어 죽었다. 

 

성종이 의경세자의 장자이자 자신의 형인 월산대군을 제치고 왕이 된 것도 한명회의 딸과 결혼한 덕이 컸다. 예종이 죽을 당시 한명회는 조선 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 이었고, 그 덕분에 정희대비와 결탁하여 자신의 사위를 왕위에 앉혔다. 하지만 공혜왕후 한 씨는 왕비가 된 지 6년 만에 죽고 말았다. 

 

 

성종의 두번째 왕비가 된 여인은 연산군의 생모 폐비 윤씨였다. 윤씨의 본관은 함양이며, 그녀의 어머니는 세조가 자신의 '위징'이라고 불렀던 신숙주의 누이였다. 성종은 한명회의 딸에 이어 또 한 명의 권신인 신숙주의 조카를 왕비로 맞아들였다. 폐비 윤씨는 공혜왕후가 죽던 해에 후궁의 신분으로 왕자 효신을 낳았다. 하지만 효신은 태어난지 몇 개월 만에 죽고 말았다. 이후, 윤씨는 다시 임신하였고, 덕분에 1476년 8월에 왕비에 책봉 되었다. 그리고 왕비가 된 지 3개월 만에 아들 연산군을 낳으니, 성종이 연산군을 원자로 책봉하였다. 

 

그런데 그녀는 성종의 무절제한 애정 행각 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그런 가운데 왕비 윤씨의 방에서 비상과 방술을 기록한 책이 발결되었다. 성종은 이것이 후궁들을 죽이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윤씨의 폐비 문제를 공론화하였다. 

이후 대신들과 의논한 끝에 윤씨를 빈으로 강등하여 별궁인 자수궁에 따로 거처하게 되었다. 하지만 성종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녀를 폐출시킨 후 사약을 내려 죽였다. 그녀가 폐출된 것과 관련하여 (기묘록) 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처음에 윤비가 원자를 낳아 임금의 사랑이 두터워지자 교만하여 여러 후궁을 투기하고 임금에게도 공손하지 못하였다. 어느 날 임금의 얼굴에 손톱자국이 났으므로 인수대비가 크게 노하여 임금을 격동시켜 외정에 보이니 대신 윤필상 등은 임금의 뜻을 받들어 의견을 아뢰어 윤비를 폐하여 사제로 내치게 하였다. 

 

윤씨는 폐위되자 밤낮으로 울어 끝내는 피눈물을 흘렸는데, 궁중에서는 훼방과 중상함이 날로 더하였다. 임금이 내시를 보내어 염탐하게 했더니 인수대비가 그 내시를 시켜 이렇게 말하게 했다. 

"윤씨가 머리 빗고 낯 씻어 예쁘게 단장 하고서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는 뜻이 없다."

임금은 드디어 그 참소를 믿고 벌을 더 주었다. 

 

 

폐비 윤씨의 폐출과 죽음의 배경에는 왕비 자리를 놓고 벌인 파평 윤씨 가문과 함안 윤씨 가문의 처절한 투쟁이 도사리고 있었다. 또 윤씨의 폐출과 죽음 뒤에는 후궁들의 암투도 있었다. 성종은 무려 13명이나 되는 후궁을 뒀는데, 공혜왕후 한씨가 사망할 무렵에는 숙의 윤씨(폐비), 숙은 윤씨(정현왕후), 숙의 권씨, 숙의 엄씨, 소용 정씨 등이 왕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암투를 벌였다. 그들의 암투는 폐비 윤씨가 임신 덕분에 왕비에 오른 뒤에도 계속 되었다. 

 

 

그리고 폐비 윤씨가 왕비로 있던 중에 숙의 권씨가 성종에게 투서 하나를 올렸는데 그 투서는 누군가가 숙의 권씨 집 마당에 던진 것이었다. 투서 속에는 엄숙의와 정소용이 왕비와 원자를 해치려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일로 궁중은 발칵 뒤집혔고, 결국 범인은 정소용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당시 정소용은 임신하고 있어서 벌을 줄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왕비의 방 안에서 비상과 방술서가 발견됐다. 이를 발견한 사람은 다름 아닌 성종이었다. 물론 누군가의 제보로 생긴 일이었다. 그 누군가는 중전을 미워하던 엄숙의와 정소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배후에 인수대비와 정희대비도 있었다. 이렇듯 윤씨 폐출 사건은 정희대비와 인수대비 그리고 정현왕후와 숙의 엄씨, 소용 정씨, 숙의 권씨 등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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